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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도 안먹고 가는 아들이 안쓰러우셨는지
어머니께서는 집에 있는 재료들로 김밥을 급하게 한 줄 말아 은박지에 싼 후 출근하는 내 손에 쥐어 주셨다.

난 가방에 그걸 넣고 출근을 했고...

사무실에 도착해서 가방을 여는 순간... 웁쓰;
순간 김밥의 주 재료인 우엉볶음과 단무지 내음이 가방 밖으로 넘실넘실 퍼져나오는
그 향기와 내음의 향연을 무방비 상태에서 몸소 체험할 수 밖에 없었다.

비닐봉지에라도 넣어 올껄... 왠지 넣어 오고 싶더라... ㅠ_ ㅜ

김밥들 몇 개가 가방 안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 김밥들은 가방안에 같이 들어있던 물건들에게 자신의 밥풀과 누런 우엉, 단무지 국물 양념들을 나눠주며
흐뭇한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덜덜... 무서운 것들...

하지만... 난 점심시간에 아직 살아있는 김밥들을 구원하여
맛있게 먹어 주었다 ㅡ_ ㅡ;;

내가 살려주지 못하고 먹어주지 못한... 가방안에 춤추고 있던 비보이 김밥들아~
다음 생에선 꼭 단아하고 주인에게 사랑받는 김밥으로 태어나렴~ ~_ ~;

그리고... 어머니!

김밥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요^^ 고맙습니다~
하지만 다음엔 비보이 김밥은 싫어요~~ ㅜ_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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