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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티스토리로 옮깁니다.
티스토리에도 네이버블로그의 블로그씨처럼 매일매일 잠깐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를 던져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네이버에 쓴 글을 고대~로 붙여넣기 합니다.


Mr.Blog...

오늘은 설날입니다. 블로그씨는 세배하다 넘어진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설날 실수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블로그씨 질문에 답변하면 해피빈 콩 1개를 드립니다.

Lucky(luckylws)...


시골에 친척들이 다 모이면 북적북적 했었다. 

시골 할머니댁에선 사실 별로 할 게 없어서 심심했던 나는
친척동생들을 데리고, 그리고 8각 성냥통과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뒷동산 정자쪽으로 향했다.

겨울이라 바짝 마른 나뭇잎들을 모아서 휴지를 놓고 불을 붙이면 얼마나 활활 잘 타던지.
중학생때의 내 마음속 학업 스트레스도 불과 함께 활활 날아가는것만 같았다.
( 사실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

위험했던 그 불장난을 마치고 친척동생들과 발로 불을 팍팍 밟아 끄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한 몇시간 지나니까 다시 불장난 생각이 나의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친척동생들을 대동하여 아까 불장난을 했던 그 장소로 가 보았는데
정말 깜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아까 불장난 했던 그 곳의 불씨가 살아나서 상당히 많은 범위가 불에 타고 있었다.
깜짝 놀랐던 우리들은 급하게 불을 끄기 시작했고...
한 10~20분 노력 끝에 겨우 불을 끌 수 있었다.

만약 다시 거길 안가봤다면... 뒷동산 뿐만이 아니라 그 정자까지 다 타들어갔을듯 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깜놀한 마음을 부여잡고 몇 번이고 꺼진불도 다시보는 초등학교 미술시간의 표어를 생각하며
그걸 실천에 옮긴 끝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집으로 내려가다가 그만...

"아~~ 악!"

낙엽이 많이 쌓여있는 곳을 밟다가 난 미끄러져서 발목을 삐끗했다...
낙엽때문에 내리막길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 나의 출중한 운동신경을 십분 발휘했어야 했는데...  한 삼분 정도만 발휘한 듯... )

덕분에 절뚝절뚝 집으로 와서 발목 삐었다고 방에 누워있는데
할머니께서 갑자기 "발목 삔데에는 된장이 최고여!" 하시면서
발목에 된장을 듬뿍 발라주셨다. 냄새는 점점 퍼지고...
된장을 바른 채로 아랫목에서 요양하고 있으니 친척분들께서 된장구이하는거냐고...
완전 놀리셨다...-_ -;;

지금까지 나의 설날 실수담이었다.

예전에는 시골에 친척들 다 모여서 맛있는 음식 많이 해놓고 왁자지껄 수다떨고 재미있게 명절을 지냈던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친척동생들도 날 많이 따랐고 ( 불장난의 공범으로 만들고... ) 작은아버지(그때는 삼촌) 와 건넛방에 모여 이불속에 퐁당 숨어 무서운 이야기도 듣고... (정말 무섭지만 재밌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에... 그렇게 온가족이 모일 수 없기에...

앞으로는 사회가 점점 더 핵가족화 되어 그렇게 온가족이 모여 재미있게 지내는 명절이 점점 줄어들겠지만...
내가 그걸 경험해보고 느껴보았다는게 나에겐 커다란 행운이었고 참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내가 나의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주변 사람들을 대할 때 이런 경험들이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情'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맘 넓고 여유있는 자가 되고 싶다.

, 그리고!! 중요한 건 불장난 하면 큰일난다!! 밤에 자다가 지도 그린다...
불장난은 절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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