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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4일 금요일.

그 당시 무지하게 비쌌던 디카를 산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룰루랄라 사진을 찍으러 디카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LCD창도 코딱지만하고 200만 화소밖에 안되는 디카였지만
메모리에 사진을 저장하고 컴퓨터로 바로 볼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뭘 찍을까 둘러보다가 바닥에 홀로 외로이 떨어져있는 낙엽 하나를 발견했다.
회전 LCD가 있는 디카가 아니어서 위 사진을 찍느라 바닥에 거의 엎드리다시피 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실력이 부족해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하지만...
지금까지 찍어온 그런 사진들을 보며 잠시나마 추억에 잠길 수 있어서 좋다.

카메라를 사면 산 그 당시에는 매일 들고다니며 이것저것 찍다가
곧 시들해져서 들고 나가기도 귀찮아진다.

이제 서랍속에 오랫동안 쉬고 있던,
정말 비싸게 주고 샀던,
그 당시엔 내 보물이었던 고물 디카를 들고 다니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들, 이 추억들을
조금이나마 backup을 해 놓아야 겠다.
몇 년 후에도 이 맘때쯤 찍은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길수 있도록
내 감성을 충전하는 작업들을 가끔씩은 해두는게 좋을 것 같다.

내 고물 디카야. 근데 어딨는거니? 좀 나올래-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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